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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볶음요리,老泥窖소주,보이차,찻잔 지름 [철령 4박5일 중국여행 8]
용두산에서 사진찍고 후이족 집단무덤 보면서 내려왔다가 들른 음식점입니다. 간판도 없고 음식 냄새도 밖으로 안 나가서 처음엔 음식점인줄도 몰랐던 곳입니다. 물론 여기서도 담배필 수 있습니다.
4인용 식탁이 있고 안쪽엔 단체석도 있습니다. 철령은 중국에서도 시골로 불리는 곳이라 그런지 번화가와 동네 골목은 차이가 큽니다.
하지만, 요리는 이런 동네 음식점이 더 맛있다는 것이죠. 중국에서 정말 맛있는 요리를 먹고 싶다면 관광객 노리고 만든 큰 음식점이 아니라, 동네 음식점을 찾아가세요. 더 싸고 더 맛있습니다.
저는 심양 공항에 도착해서 기차역으로 이동했었는데 거기서 큰 음식점을 갔었죠. 소고기면을 먹었는데 기대 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동네 음식점을 오니깐 맛있었네요. 확실히 동네 음식점이 더 나아요.
중국 참 좋은 게 어딜가나 와이파이가 있습니다. 제가 사는 동네만 가도 와이파이 설치된 가게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중국은 시골 톄링을 가도 음식점마다 와이파이가 있습니다.
와이파이 연결한 김에 같이간 친구랑 괜히 카톡도 보내봤습니다. 잘 되더라고요 ㅎ.
아래는 중국 두유입니다. 미숫가루 맛도 나고 우리나라 두유랑은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안 달아서 좋아요. 고소한 맛이 나서 더 좋고요. 우리나라 두유는 설탕맛이 너무 심해서 먹기 싫은데 이건 괜찮았네요. 단돈 1위안입니다. 우리돈 170원.
그리고 제가 마실 소주 라오니쨔오老泥窖입니다. 중국 4박5일 동안 유일하게 마셨던 소주입니다. 철령은 맥주가 너무 맛있어서 소주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중국 소주인데 38도입니다. 네... 제일 낮은 도수의 술을 고른겁니다. 높은건 58도까지 올라가더라고요. 소주도 한 번 마시고는 싶은데 도수가 높아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 소주는 철령 지역 술이라 선택했네요. 중국은 지역마다 술 종류가 달라요. 저는 왠만해선 철령 지역 술만 골라서 마셨습니다.
중국도 짝퉁이 심하다 보니 자체적으로 진품 인증하는 시스템을 곳곳에 도입했어요. 진품을 인증하는 위 사진의 스티커가 붙어있어야 합니다. 만약 가짜를 팔게되면 가게 주인은 평생 장사를 못한답니다. 법이 정말 무섭네요.
컵에 따라보니 맑네요. 혹시 찌꺼기가 있을까 싶어 바닥도 봤는데 전혀 없었습니다. 깨끗한 진품 소주 라오니쨔오老泥窖. 이거 마시고 좀 취했었네요. 차라리 맥주 마실 걸 ...
처음 나온 요리는 찹쌀 탕수육입니다. 달콤한 소스가 일품이죠.
한국에서도 종종 먹었습니다. 우리나라 밀가루 탕수육보단 훨씬 나아요. 제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중국음식입니다. 중국 향신료도 거의 안 들어가는 거라 냄새에 민감한 분들도 부담없이 드실 수 있어요.
그다음에 나온 건 가지 튀김입니다. 이것도 한국에서 종종 먹던 겁니다.
재료가 달라서 그런지 중국에서 먹으니 맛과 향이 더 진하네요. 가지 튀김은 겉이 바삭하고 속이 부드럽습니다. 튀김옷과 가지가 분리되지도 않아요. 그래서 식감도 좋죠. 가지는 무침 요리도 있는데, 그것도 맛있어요. 물론 한국에서도 팝니다.
다음에 나온 건 소고기 볶음.
생긴 건, 우리나라 불고기랑 비슷한데 일단 재료가 다르고 맛도 달라요. 고기맛을 최대한 살리는 요리라 채소나 향신료도 거의 안 들어 갑니다. 담백해서 맛있어요. 참고로 이 요리 밥도둑입니다.
다음은 돼지고기 감자 볶음. 이것도 밥도둑이죠.
캬~ 이것도 별미입니다. 이 볶음요리에 소주 한잔 들이키면 캬~~ 정말 좋아요. 고기가 안 질겨서 씹기에도 편하고 맛은 또 얼마나 좋은지 ~
그래도 고기만 먹다보면 느끼합니다. 그래서 시킨 게 오이 두부 무침입니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좋아했던 중국요리입니다. 시원한 오이가 술 때문에 뜨거워진 볼이나 속을 식혀줘요. 그리고 식초에 버무린거라 입안도 시원해서 기분이 좋아지죠. 한국에선 오이 무침만 먹어봤는데, 두부랑 같이 무친 건 이날 처음 먹어봤네요.
오이가 하도 시원해서 두부 안 먹고 오이만 집어먹었습니다. 아래는 주문한 음식들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이날은, 요리 5개 + 소주 1병 + 맥주 2병 + 두유 2병 주문해서 우리돈 18,000원쯤 나왔네요. 가이드 해주던 친구 사촌동생 부부가 사줬습니다. 자기네들도 이 동네는 처음와서 먹어봤다네요.
이렇게 포식하고, 쇼핑몰로 향했습니다.
5월이라 그런지 5시가 되어도 밝았습니다.
큰길로 나가 택시를 타고 가까운 백화점에 내렸습니다. 역시, 이 백화점도 가이드 부부는 처음 와보는 곳이라네요. 그리고 원래 목적대로 전통차 파는 곳으로 갔습니다. 귀여운 찻잔들이 먼저 반겨주더군요.
중국 전통차를 꼭 사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갔었는데, 마침 전문 매장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 가게는 원래 길거리 노점으로 전통차와 찻잔을 팔던 노부부의 딸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도시 정비를 하면서 노점을 없애고 백화점(쇼핑몰)으로 상인들을 옮겼는데, 노부부는 몇해전 일을 그만 두고 딸만 가게를 운영한답니다.
오래도록 거래하던 곳이 많다는 게 가게 장점이라고 하네요.
귀여운 찻잔이나 중후한 느낌의 컵이나 종류가 많더군요. 찻잔이나 컵 가격은 100~2,000위안까지 다양했습니다. 더 비싼 것도 있다는데 구경은 못했습니다.
제가 산 건 아래 사진 가운데 것입니다.
중국 사람들 용을 참 좋아해요. 중후한 느낌의 컵이나 찻잔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용이더군요. 제가 보기에도 용이 멋져 보여 저걸로 골랐네요. 그러다 볼일을 보러 화장실을 갔죠. 근데, ...
앞으로 향하는 작은 발걸음이 문명을 발전하는 큰 걸음이다
중국도 제발 한걸음 앞으로 와서 싸라고 부탁하네요. 남자들은 하여간에 ... 쯧쯧 ... 그렇게 시원하게 볼일보고 돌아가니 다들 보이차를 마셔보더군요. (아래는 동영상)
마셔보라고 사장님이 건넨 차는 아래 사진 가운데에 있는 보이차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나름 유명한 맹해칠자병차(멍하이치지빙차, 勐海七子饼茶)입니다.
가격은 148원으로 한화로 약 25,000원 됩니다. 그나마 싼게 이정도고 중간 가격은 1,000위안, 약 17만원이었습니다.
이외에도 건강에 좋은 다른 음식도 파는데 솔직히 눈이 가진 않더라고요. 일단 보이차 냄새가 너무 좋았고, 사장님이 마셔보라며 차를 계속 주시느라 다른 걸 볼 여유도 없었네요. ㅎㅎㅎ
여기서, 보이차 + 차 마시는 컵 + 우려먹을 재료 8개를 사면서 900위안 정도 썼습니다. 우리돈으로 15만원 정도 되네요.
이곳 사장님이 철령에서 한국 사람은 처음본다며 저한테 자꾸 말을 거셔서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귀국길에 가져가라며 기념품도 추천하고 그러셨네요.
제가 중국어 발음하는 게 웃긴지 어설픈 중국말하면 꺄르르~~ 웃으셔서 저도 재밌었습니다. 서로 웃고 물건 구경하면서 맛있는 차도 많이 얻어 마셨습니다.
이곳에서 찻잔이랑 컵이랑 전통차 구경하느라 한 시간이나 있었네요. 시간 참 빠르게 가더라고요.
여러가지 사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사장님이 이래저래 챙겨주신다고 티백도 몇 개 주셨었죠.
귀국해서 보이차 마셔보니 중국에서 마시던 그맛이었습니다. 향도 좋고 2번 우려먹을 때 까진 맛이 유지됩니다. 3번째 우려먹으려고 하면 그냥 물맛이예요.
더 우려먹을 수 있는지는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보이차를 조금 뜯어서 컵에 넣고 물을 따라보세요. 윗물이 맑으면 차를 버려야 하고, 윗물이 맑지 않으면 더 마셔도 됩니다. 간단한건데 저는 이때 처음 알았어요. 그동안 차를 거의 안 마셔서 기초 상식도 없었는데 많이 배웠네요.
사장님이 직접 싸주신 쇼핑백. 가게를 나설 때 사장님이 "잘가요 한국 손님"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괜히 귓가에 맴도네요.
가게 운치도 좋고 한 시간 동안 정말 재미있게 구경하고 돈쓰다 왔습니다.
탕수육,볶음요리,老泥窖소주,보이차,찻잔 지름 [철령 4박5일 중국여행 8]
